Photography Essay
2023. 1. 15.
* 그곳에 서서
좁고 굽이진 소로(小路)를 지나왔습니다.
지난 걸음을 회상하면
굽이마다 기쁨과 회한의 발자국들이
길에 남겨져 있습니다.
경사지고 굽이진 작은 길들을 지나
어느덧 길이 끝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이젠 지나온 길을 회상하지도 않고
가야 할 곳을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이곳에 서 있습니다.
이 들판에서 길이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길들이 겹치고 겹쳐 그리 보였을 뿐입니다.
어느 곳으로든 갈 수 있지만
길이 너무 많아 길이 보이지 않는 곳입니다.
--
사랑과 사랑이 만나 사랑을 채우고,
욕망과 욕망이 만나 욕망을 채운다.
--
질문 속에 이미 답이 있었습니다.
그러하니, 그것은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궁금해야 했었던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습니다.
소로를 지날 때나
이 들판의 한가운데 있을 때도...
길은
어디에도 없었고
어디서든 있었습니다.
- - -
* Standing there
I have been through curved narrow paths.
Looking back at my past footsteps, footprints of joy and regret were remained on every bend of path.
After passing through small and sloping curves, the road ended before I know it.
I am standing in the middle of a field with no end in sight.
Now, I do not look back or even think about where to go.
I am just standing here.
The road did not end in this field.
It only seemed that way because a lot of roads overlapped and intertwined.
I can go anywhere, but there are too many roads then I can't see them.
--
Love meets love and fills love,
Desire meets desire and fills desire.
--
There was already an answer in the question.
Therefore, that was not a question.
What I had to wonder was not the answer, but the question.
When I walked through those paths,
Even in the middle of this field...
The road was nowhere
and was everywhere.
* 그곳에 서서
(Standing there)
= https://skymoon.info/a/PhotoEssay/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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