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스키크룸로프의 작은 골목에서
Photography Essay
2022. 12. 30.
체스키크룸로프의 작은 골목에서
때로는
지구 반대편 이름 없는 작은 골목에서
알지 못하는 소녀의 팔에 걸린
밝은 초록색 가방과도 이야기를 한다.
그 가방은
그녀의 몸집만큼이나 컸지만 그녀의 존재감을 주눅들게 하지 않았으며,
그 시간 그 골목에서 유일한 초록이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금발 머리결과도 잘 어울렸다.
아마도
소녀와 나는
사진으로 만난 백이십분의 일초 이후
스쳐서라도 다시 만날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가방과도 역시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다.
갑작스레 찾아온 만남이었고
다시는 재회를 기약할 수 없는 제대로 된 이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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